상하이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마무리 코스 '전격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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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룬파(大潤發, RT-MART) 매장 [사진 출처: VCG]

밤 9시, 다룬파 핑싱관점(平型關店)의 영업 종료 시간까지는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슈퍼마켓 입구에서는 삼삼오오 캐리어를 끌고 택시에서 내린 젊은이들이 익숙한 듯 캐리어를 보관함에 맡긴 뒤 슈퍼마켓 안쪽으로 직행한다. 그들은 화면에 상품 사진이 담긴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거나 윗면에 한글로 작성된 쇼핑팁이 빼곡히 적힌 프린트물 한 뭉치를 손에 쥐고 있다.

"매일 밤 9시부터 9시 반까지가 한국인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대다. 이는 그들의 '마무리 쇼핑'이나 다름없다." 판청신(潘承鑫) 다룬파(핑싱관점) 고객센터 매니저는 핑싱관로 11호에서는 이런 풍경이 거의 매일 연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4년 11월 8일 한중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 이후, 징안구(靜安區)에 위치한 다룬파(핑싱관점)은 한국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며 주변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동네 마트에서 한국 인터넷을 휩쓴 유명 핫플레이스로 변모했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일일 평균 200~300명, 주말 피크 시간대에는 500여 명에 달한다.

마카다미아 한 봉지가 '쏘아 올린 공'

친근한 동네 이웃 같은 존재였던 슈퍼마켓이 어떻게 한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명소가 됐을까? 그 답은 마카다미아 한 봉지에 숨어 있다.

2025년 가을, 한 한국인 관광객이 다룬파에서 파는 '세 마리 다람쥐(三只松鼠, Three Squirrels)' 마카다미아의 가격이 한국 현지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는 사실을 발견고는 무심코 영상을 찍어 네이버(한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 올렸는데 하룻밤 새 인기 검색어에 오르는 일이 있었다.

"입소문은 이렇게 퍼지는 법이다." 판청신은 "한국 젊은이들은 이제 상하이에 오면 와이탄(外灘)과 예원(豫園)을 둘러보는 것 외에도 '다룬파 쇼핑'이 일정에 추가됐다. 우리도 동네 슈퍼마켓 하나가 관광 명소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런 '예상치 못한 인기'는 실제 데이터에 의해 입증됐다. 앞서 언급한 일일 한국인 관광객 수도 그렇지만, 한국 인터넷 거두 카카오페이가 발표한 상하이 필수 코스 지도에서 다룬파가 동방명주, 예원 등과 함께 '상하이 필수 방문지'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면서 가장 특별한 코스로 떠오른 것이 그 증거이다.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다

마카다미아 한 봉지가 '공'을 쏘아 올렸다면,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은 일등공신은 다룬파(핑싱관점)의 세심한 고객서비스에 담긴 '정성'이다.

"한국 3대 간편 결제 서비스 중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두 가지 결제 방식을 도입했고, 나머지 한 곳과는 현재 협의 중이다." 판청신은 이같이 말하며 "우리 매장에서 카카오페이로 300위안 이상 결제하면 25위안을 할인 받고, 그리고 나서 카운터에 가서 세금을 환급 받으면 추가로 10% 할인 받을 수 있다. 300위안에서 25위안을 뺀 것은 10% 할인 받는 것과 같고, 세금 환급으로 또 10%를 할인 받으면 9×9=81이니까 한국인 고객이 여기서 물건을 사면 사실상 19% 할인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가 100위안짜리 상품을 한국인 관광객은 81위안에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상품을 한국 현지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경우가 많다.

캐리어를 끌고 슈퍼마켓을 돌아다니기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다룬파(핑싱관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구에 보관함을 설치했다. 21개의 대·중·소 사이즈 보관함은 시간당 5위안만 내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슈퍼마켓 내에는 동선 안내, 상품 설명, 서비스 안내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제공된다. 매시 18분 매장 내에서는 어김없이 결제 혜택을 소개하고 세금 환급 서비스를 안내하는 한국어 방송이 반복 재생된다.

상하이에서 최초로 '출국 세금 환급' 서비스를 도입한 슈퍼마켓인 다룬파(핑싱관점)은 중국은행과 제휴하여 관광객이 200위안 이상 구매 시 현장에서 9%의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개점 이후 지금까지 1,200건 이상의 세금 환급 업무를 처리했는데 그중 한국인 관광객의 신청 건수만 1,100건이 넘는다.

다룬파의 경영철학

다룬파(핑싱관점)의 한국어 안내판, 전용 진열대, 전용 계산대는 모두 특정 구역에 집중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인력을 증원해 지역 주민들이 쇼핑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다. 판청신은 "지역 단골 고객은 우리의 뿌리이고, 관광객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면서 "양쪽 모두 잘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

밤 9시 30분이 되자 영업 종료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계산대 앞의 줄은 서서히 짧아지고, 마지막 남은 한국인 관광객 몇 명이 크고 작은 쇼핑백을 들고 슈퍼마켓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밤길 속으로 사라졌다.

내일이 되면 그들 중 대다수는 한국 서울과 부산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탑승할 것이다. 상하이에서 찍은 사진과 먹었던 성젠바오(生煎包) 외에도, 캐리어에는 다룬파에서 산 마카다미아와 화이트 래빗(White Rabbit) 우유 캔디가 가득 들어 있을 것이다.

마카다미아 한 봉지에서 시작해 '구매 즉시 환급', 캐리어 보관함, 한국어 안내 방송까지 다룬파(핑싱관점)가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결국 '정성을 다해 고객을 맞이하는' 이야기이다.

한편 캐리어를 끌고 쇼핑팁을 손에 쥔 채 밤 9시에 슈퍼마켓으로 몰려드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징안구에 위치한 다룬파는 단순한 슈퍼마켓이 아니다. 이곳은 그들에게 상하이 여행의 마무리 코스이자 기념품으로 가득 채운 캐리어이며 중국 여행에서 가장 생생한 추억이 될 것이다.

 

원문 출처: '상하이징안(上海靜安)' 위챗 공식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