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오디세이 - 코스타리카에서 상하이로

Edwin Montealegre| korean.shanghai.gov.cn| January 12, 2024

6578fdbfa31040acaf82800d.jpeg

5월 28일, 상하이음악학원에서 열린 세계 합창단 콘서트를 지휘하는 에드윈 몬테알레그레(Edwin Montealegre). [사진 출처: China Daily]

2018년 3월 18일, 코스타리카 산호세의 집에서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을 때만 해도 곧 나에게 다가올 인생의 큰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장학생 선발 결과'라는 제목의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상하이 음악학원의 지휘전공 석사과정의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되었다는 메일이었다! 중국의 용(龍)과 관련된 고대 이야기와 전설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5개월 후 상하이에 도착한 내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코스타리카에서 온 친구 두 명이 공항에서 나를 픽업하여 링링로(零陵路)에 위치한 기숙사까지 함께 동행해 주었다.

기숙사 3호관에 도착하자, 디즈(笛子: 중국 플루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코스타리카에서 들었던 선율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둘째 날, 나는 펀양로(汾陽路)에 위치한 캠퍼스로 향했다. 내가 다녔던 음악학교와는 달리 그곳의 건물들은 상당히 컸다.

코스타리카에서 이미 지휘를 배웠지만 상하이 음악학원의 차오퉁이 교수님은 나를 또 한 단계 성장시켜 주었다. 차오퉁이 교수님은 중국의 태극권처럼 우아한 디테일을 담고 있는 음악을 강조했다.

중국에 거주하는 동안 대중교통, 지하철, 배달 시스템을 통해 중국인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었고 악보를 넘어 음악가와 청중 사이의 교감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기간에 코스타리카로 귀국했으나 나는 중국의 많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나는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할 때 중국민요인 ‘모리화(茉莉花)'를 소개했다. 학생들은 이 노래에 관심이 많았는데 일부는 멜로디를 좋아했고 일부는 ‘zh' 발음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다음 주에는 내 학생들 중 일부가 중국과 중국 사람들에 대해 더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음악 수업에서 그들과 중국의 음악을 더 많이 들려주었다. 몇 주가 지나자 왜 특정 학년만 이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지 궁금해하는 학생들의 반응이 나를 놀라면서도 기쁘게 했다. 그때 나는 음악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

몇 달 후, 나와 학생들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모리화 화상 공연을 준비했고 코스타리카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를 SNS에 공유했다.

올해 3월 8일에 나는 석사학위를 마치기 위해 상하이로 돌아왔다. 상하이 음악학원 국제교육과 소속인 ‘보이스 오브 월드(Voice of the World)' 합창단과 함께 공연을 준비하며 음악을 통해 중국을 탐험하는 여정을 계속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기쁨과 감사함을 매일 느낄 수 있었다.

상하이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랑랑(郞朗), 왕위자(王羽佳), 조이스 디 도나토, 디아나 담라우와 같은 위대한 아티스트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즐길 수 있다.

탄둔(譚盾)과 같은 중국 작곡가들의 창작성도 정말 인상적이다. 그는 물을 악기로 사용하고 종이시트를 활용하는 등 중국 오페라에 독특한 감성을 불어넣는 작곡가이다.

상하이 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했던 중국판 ‘오페라의 유령’을 감상한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중국에서의 학습과 음악적 몰입을 통해 펜타토닉 스케일의 새로운 조화를 발견할 수 있었고, 중국 전통 악기인 얼후(二胡), 숴나(嗩吶) 같은 다채로운 소리를 접하는 멋진 여정이었다.

앞으로는 이 놀라운 음악적 경험을 전 세계에 공유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를 위해 현재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무대에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는 데에 매진하고 있다. 음악의 기쁨을 널리 전파하고 싶고 이 꿈이 중국에서도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코스타리카 시민권자 에드윈 몬테알레그레로(37세)는 상하이 음악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음악 지휘자이다. 현재 그는 상하이에서 음악공연 전문 회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