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한국 팬, 상하이에서 '치파오 꿈'을 이루다
한국 출신 오영주는 난징(南京)에서 언론학을 공부한 후, 화장품 업계에 진출해 상하이에 정착했다.
그녀가 진지하게 치파오(旗袍)를 만들어 입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 것은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보고 난 후였다.
치파오가 그녀를 사로잡은 이유는 미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성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한 번 입어보는 체험'이 아닌, '반드시 하나 만들어 입고 싶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우게 됐다.
상하이 남자친구의 안내로 그녀는 처음으로 난와이탄원단시장(南外灘輕紡面料市場)을 찾았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직접 입어보고 비교한 끝에, 흰색 실크 치파오 한 벌을 선택했다. 맞춤 과정은 체형 측정부터 세부사항 확인까지 복잡하지 않았다. 실크 원단의 최종 맞춤 가격은 2,000 위안 이상이었지만, 오영주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크의 착용감이 최고예요.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2주 후 완성된 치파오를 입은 그녀는 샤오훙수(小紅書)에 그 모습을 기록했다. 옷이아주 잘 맞았고, 다음엔 어머니도 모시고 와서 한 벌 만들어드리겠다고 했다.
오영주 씨는 난와이탄원단시장을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어떤 자리에서 입을 건지', '타이트한 핏을 원하는지, 루즈핏을 원하는지', '며칠까지 기다릴 수 있는지', '급한지' 등 점주들의 질문은 아주 구체적이었다. "이곳은 관광지 같지 않고, 아직도 생산이 진행 중인 시스템 같아요. 모두가 '옷을 만드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죠"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난와이탄원단시장은 초기에는 원단 도매 거래가 주를 이루었으나, 점차 '맞춤복 제작' 생태계를 갖추게 됐다. 이러한 전환을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정착시킨 결정적 계기는 2010년 세계박람회 이후였다. 대규모 외부 인구가 유입하고 도시 간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시장은 단순한 원단 유통 거점을 넘어 핏, 납기, 공법, 소통 가능한 디테일 등 구체적인 맞춤 수요에 부응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치파오를 예로 들면, 현재 단품 맞춤 제작 가격은 원단에 따라 1,000~3,000위안 선이며, 해외 동급 서비스 대비 수 배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보인다.
시장의 한 점주는 최근 1년간 외국인 고객의 문의와 주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중 상당수는 상하이에 며칠 머무르는 짧은 일정 중에도 맞춤복 제작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는 단기 방문객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정부의 비자 면제 정책 확대라는 거시적 지표에서도 입증된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일방면제 국가는 48개국, 상호면제 국가는 29개국으로 확대됐다. 연간 출입국 인원은 6억 9,700만 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비자 면제로 입국한 외국인은 3,008만 명으로 전체 입국 외국인의 73.1%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49.5% 급증했다.
이에 따라 단기 체류를 전제로 한 소량·고효율 맞춤 수요가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고객은 맞춤 제작을 단순히 '체험 소비'가 아닌 제한된 체류 시간 내 합리적인 선택으로 여긴다. 일정이 촉박할수록 예측 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는데, 기성복 의 불확실한 사이즈와 수선 주기에 비해 맞춤복은 가격, 핏, 납기 측면에서의 확실성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일부 해외 고객의 짧은 체류 기간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의 많은 매장에서는 '긴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완성된 의류를 고객이 투숙 중인 호텔로 배송해 피팅을 진행하고, 필요 시 재조정하는 등 유연한 서비스로 단기 체류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많은 점주들은 시장 전체가 하나의 뚜렷한 '도시 명함'으로 인식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통합된 브랜드로서 해외 소비자에게 더 널리 알려져야만, 고객 유입 증가가 지속 가능해지고 더 많은 매장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원문 출처: 제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