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 상하이에서 고추 돼지고기 볶음에 빠지다
상하이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금요일 퇴근 후 중국 여행'에 또 하나의 '필수 코스'가 추가됐는데, 그건 바로 불맛을 가득 머금은 고추 돼지고기 볶음, 즉 '라자오차오러우(辣椒炒肉)'를 맛보는 것이다.
한국의 식문화에서도 매운맛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후난(湖南) 요리의 '매운맛'은 강한 불맛과 기름의 고소함이 가미되어 깊이가 더 풍부해지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체계를 이루고 있다. 이 요리는 뤄쓰자오(螺絲椒)라고 하는 청고추와 토종 흑돼지고기의 조화를 통해 고소하고 매콤하며 짭쪼름한 복합적인 맛을 선사한다. 이는 한국 김치의 발효된 매운맛과는 전혀 다른 미각적 체험으로, '중국식 불맛'이 한국의 '냉식(冷食) 문화'와 완벽하게 대조를 이루며 한국 관광객들의 호기심과 공유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상하이에서는 이 후난 요리 전문점 앞에 대기 줄이 길게 이어져 있는 진풍경이 거의 매일 연출되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브랜드 본사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매장에 한국어와 영어 안내판을 추가하고, 메뉴판을 중국어·한국어·영어 다국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고객을 대하는 이러한 태도 자체가 무언의 초대장인 셈이다.
무비자 정책이 새로운 맛의 통로를 열었다면, 소셜미디어는 폭발적 확산을 촉발하는 증폭기 역할을 했다. 한 네티즌은 소셜미디어에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 10명 중 9명은 고추 돼지고기 볶음을 먹으러 간다"고 리뷰를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인증샷 공유를 통한 전파는 그 어떤 공식 홍보보다 큰 영향력이 있다.
한편, 고추 돼지고기 볶음의 예상치 못한 인기는 한국 사회, 특히 한국 젊은이들이 필요로 하는 '감정적 치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많은 한국인이 극심한 경쟁 속에 놓여 있어 '땀이 날 정도로 매운 맛과 고기를 한입 가득 먹는' 쾌감을 갈망하게 됐는데, 마침 기름기 많고 매운맛이 강한 후난 요리가 이러한 심리적 욕구와 맞아떨어지면서 한국 관광객들이 강력 추천하는 '스트레스 해소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상하이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의 소비 행태는 조용하게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여행 일정의 대부분을 와이탄(外灘), 난징로(南京路) 등 대표적인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짰다면, 현재는 중국 훠궈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하이디라오(海底撈)나 헌주이첸 양꼬치(很久以前羊肉串) 등 중국 특유의 음식을 체험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심지어 여행 막바지에는 캐리어를 끌고 다룬파(大潤發, RT-MART) 슈퍼마켓으로 가서 물건을 쓸어담기도 한다.
훠궈, 꼬치구이에서 후난식 고추 돼지고기 볶음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의 미식 선택은 '새로운 맛을 시도하는' 것에서 '깊이 있는 탐구'로, 대중적인 '인기 맛집'을 찾는 것에서 지역 특색이 살아있는 맛을 경험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수박 겉핥기식 관광에서 현지 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관광으로의 질적 변화를 반영한다.
자오이헤이(趙懿黑)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보조 연구원은 이 추세를 다음과 같은 적절한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무비자 정책은 성냥개비처럼 관광객의 여행 욕구에 불을 지폈지만, 그 불길의 지속 여부는 결국 상하이라는 도시의 매력에 달려 있다." 지금 이 뜨거운 불길은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중국 각지의 미식 식탁 위로 번지고 있다.
고추 돼지고기 볶음의 열풍에는 사실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요리는 더 이상 서양인들의 중식에 대한 편견을 잘 보여주는 달콤새콤한 '미국식 궁바오지딩(宮保雞丁, 닭고기를 땅콩, 고추, 채소 등과 함께 볶은 중국 대표 가정식)'이 아니라, 중국 각 지역의 맛을 가장 잘 대표하는 가정식 요리의 상징이 됐다.
한국 관광객들은 다양한 중국 음식을 통해 중국의 현대적인 도시 관리, 효율적인 모바일 결제, 다정하고 친절한 시민들, 그리고 생생하고 활기 넘치는 일상의 풍경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원문 출처: 중국뉴스망(中國新聞網)